“요즘은 젊은 선수들 입장에서 이해해 줘야지 예전처럼 강압적으로 하면 안됩니다”는 말을 필자에게도 자주한다. 가끔 청바지 차림으로 선수들과 섞여 있을 땐 감독인지 선수인지 모를 때가 많다.다만 나이에 비해 유달리 많은 하얀 머리카락으로 선수와 구별될 뿐이다.
“감독직이 힘드네요. 코치 때보다 흰머리가 훨씬 많아졌어요”며 어려움을 토해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 주말 느닷없이 터져나온 최향남투수의 노란머리 염색으로 후반기 시작 두 경기를 잃어 흰머리가 더 생기고 말았다.
최향남은 나름대로 강해보이고 싶었다거나 각오를 다지는 표현으로 생각했다지만 국민정서를 감안했을 때 너무 튀는 행동이 아니었나 싶다. 더구나 코칭스태프의 ‘불가시정 통보’에도 불구하고 항명했으니….
이번 사건을 보면 ‘꽃을 피운 게’아니라 ‘이제 막 피우기 시작’하는 것을 망각한 게 아닌가 싶어 씁쓸하다.
만일 해태에 있었다면 김응룡감독 앞에서도 노란머리로 의지를 표현했을까. 또 항명도 했을까.
그러고 보면 프로감독은 ‘사람이 좋으면 꼴찌’라는 말이 이 경우에도 해당되는 건가.
스포츠스타가 되려면 뛰어난 기량뿐만 아니라 단정한 품행, 좋은 인성도 갖춰야 한다.
자유분방한 것처럼 보이는 메이저리그도 팀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귀고리를 하는 등의 기행을 하지는 않는다.
허구연(야구해설가)kseven@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