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과 이종범 이상훈의 주니치 삼총사와 조성민(요미우리 자이언츠)이 가세한 일본프로야구는 마치 국내프로야구를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돌풍의 진원지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난세에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데뷔 첫해 타율 0.270에 30도루면 만족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시즌개막과 함께 일본열도를 뒤흔들어 놓았다.
공수주 3박자를 완벽하게 갖춘 ‘야구천재’의 활약에 주니치 호시노감독은 88년 이후 10년만의 센트럴리그 우승을 장담했다.
이종범은 퍼시픽리그의 이치로(오릭스 블루웨이브)에 필적할 만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호사다마. 이종범은 6월23일 한신 타이거스와의 경기에서 투수가 던진 공에 맞아 왼쪽 팔꿈치뼈가 부러지는 사고로 사실상 올시즌을 마감하고 말았다.
한달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전반기를 마친 20일 현재 규정타석을 채우고 있는 그의 성적은 타율 0.285(13위)에 17도루(2위), 9홈런(15위), 28타점.
그러나 일본열도에 부는 한국인 바람은 멈추지 않았다. 일본의 심장부 도쿄에선 조성민이 연일 승전보를 띄워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반기 2군의 설움을 곱씹었고 후반기에야 마무리투수로 올라온 그는 올해 선발투수진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강철어깨를 자랑했다.
최근 4연패를 하긴 했지만 다승 9위인 7승6패에 방어율 2.75(6위). 6경기 완투와 3경기 완봉승은 리그 선두를 기록중이다.
이와 함께 나고야에선 선동렬이 지난해보다는 페이스가 처지긴 하지만 2승18세이브의 불패신화를 이어갔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꾀하던 이상훈의 가세도 눈길을 모았다. 그는 겨울훈련 부족으로 6경기에 나가 방어율 10점대의 참담한 성적을 남기고 2군으로 추락했지만 시즌 막판 1군 재진입이 기대되고 있다.
〈나고야〓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