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대표팀이 전력 강화를 위해 남자 고교선수를 파트너로 삼았다.
21일 개막하는 98그랑프리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상위권 입상과 12월 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정한 여자배구대표팀이 남자고교팀을 상대로 실전 훈련에 들어간 것.
3개월째 태릉선수촌에서 하루 5시간씩 강도높은 훈련을 실시중인 여자배구대표팀은 3일부터 영생고 수성고 대신고 등 남자고교팀과의 연습경기로 전력을 다지고 있다.
이들 남자고교팀의 전력은 쿠바 러시아 중국 등 세계여자배구의 ‘빅3’를 능가하는 수준.
아직 기량이 완숙 단계에 접어들지 않은 고교선수지만 힘과 점프력에서 여자선수를 월등하게 앞서기 때문에 여자 대표선수들은 동생들과 한차례 스파링을 하고 나면 녹초가 되고 만다.
특히 남자선수들은 김형실 여자대표팀감독으로부터 “누나들과의 경기지만 절대 봐 줘서는 안된다”는 지시를 받은 상태여서 조금도 여유를 주지 않고 누나들을 세차게 몰아붙이고 있다.
남자선수들의 강한 스파이크를 블로킹으로 받아낸 홍지연 장소연 등 대표팀 센터들은 벌겋게 부어오른 손바닥을 연신 얼음주머니로 주무르고 정선혜 강혜미 박수정 등은 볼을 받아내기 위해 온몸을 코트에 던지며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김형실감독은 “힘과 높이,체력면에서 월등한 남자선수를 상대로 연습을 하다보면 러시아 쿠바 등과의 경기에서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단 남자선수들의 스파이크가 워낙 세 한방에 유효타가 터지기 때문에 수비 연습이 안되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12월 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서 2연패를 이루는게 최대 목표이며 이 때까지 남자팀과의 실전을 통해 힘과 높이의 배구에 적응하는 훈련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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