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무대에 뛰어든 그는 신세대 축구스타로 두각을 나타냈지만 ‘못말리는 끼’로 곧잘 ‘사건’을 일으켰다.
96년 청소년대표팀에 선발된 그는 튀는 행동으로 단체 생활에 어울리지 못한 채 국제대회 출전 직전 쫓겨나는 아픔을 겪은데 이어 96애틀랜타올림픽대표팀에서도 비쇼베츠감독의 눈에 들지 못하고 퇴출당했다.
이때만 해도 그는 “축구를 그만두면 될것 아니냐”고 떠들 정도로 철이 없었다.
그런 그가 60,70년대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로 명성을 날렸던 김호감독을 만나면서 바뀌기 시작한 것.
김감독은 고종수의 ‘끼’를 다스리기 위해 차분한 성격을 길러주는데는 독서가 최고라고 판단해 삼국지 전집을 선물했다.
이후 여가시간에 숙소에서 삼국지를 손에 놓지 않고 탐독한 고종수는 눈에 띄게 행동이 달라졌다.
훈련후 선배보다 먼저 버스에 올라 휴대전화를 잡았던 그가 앞장서서 물주전자와 운동기구를 챙기는 등 솔선수범하고 있는 것.
당장의 꾸짖음보다 선수 스스로 바뀌는 것이 더 중요함을 아는 김감독. 그는 칭기즈칸의 생애가 실린 책을 고종수에게 또 선물할 생각이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