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서정환 감독이 요즘 꼭 그렇다. 국내 최고 왼손타자인 양준혁과 이승엽의 방망이가 번갈아 침묵을 지키니 말이다. 최근 4번에서 3번으로 올라온 양준혁이 급상승세인 반면 4번으로 ‘영전’한 이승엽은 고개를 떨구고 있다.
11일 현재 양준혁이 얻은 고의 볼넷은 20개. 역대 최다인 지난해 해태 이종범의 30개를 넘어설 태세다. 이는 투수들이 이승엽과 승부를 한 뒤 그를 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승엽과 타순을 맞바꾸자 양준혁은 살아났다. 8일부터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타율도 무려 0.500.
이에 따라 시즌내내 지켜온 타율(0.367) 출루율(0.474) 선두에 이어 최다안타도 1백23개로 이승엽을 9개차로 제쳐 3개부문 1위.
특히 양준혁은 고비에서 대포를 쏘고 있다. 8일 대구 해태전에서 0대2로 뒤진 9회말 2사에서 극적인 동점 2점아치를 그려 팀이 3대2로 역전승하는 데 기여했다.
반면 이승엽은 3일 대구 OB와의 연속경기 1차전때 마지막 안타를 기록한 이후 11일까지 21연타석 무안타. 이 기간 중 이승엽은 볼넷 5개(고의볼넷 3개 포함)를 얻었을 뿐이다.
장종훈의 한시즌 최다홈런 기록(41개)을 추월하기 위해 마음은 바쁘지만 홈런포도 8일째 34개에서 멈춰 있다. 이승엽의 부진은 집중호우로 인한 경기 취소가 많아 타격감각이 무디어진데다 팀 간판인 4번까지 맡아 부담이 커졌기 때문.
서감독은 타순을 원래자리로 돌려 이승엽의 슬럼프 탈출을 도울 계획이지만 자칫하면 양준혁의 방망이가 가라앉을까 또 걱정이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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