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일본 나고야돔에서 열릴 주니치 드래건스와 한신 타이거즈전에서 이 장내방송이 울려퍼질 수 있을까.
그렇다면 63년 일본야구사에 최초로 한국인 듀엣이 선발승과 세이브를 따내는 기록이 남게 된다.
진기록의 스타트는 ‘갈기머리’ 이상훈(27)이 끊는다. 4월14일 입단 이후 처음으로 선발로 나서는 그에게 이날 선발은 자신의 선수 생명과 연결된다.
그런 만큼 이상훈의 각오는 여느 때와 다르다. 주니치에서 연수중인 LG 민경삼 코치는 이렇게 전한다.
“이상훈은 두달여의 2군 생활을 ‘생지옥’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실점한 만큼 운동장을 돌아야하는 고달픈 생활을 다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그의 눈빛은 한국에선 전혀 볼 수 없던 것이다.”
일본의 2군생활은 지독하다. 이상훈은 때론 오전 6시에 일어나 낮경기에 대비해야 했고 머나먼 시골구장까지 강행군하는 생활에 얼굴이 시커멓게 그을렸다.
이상훈이 ‘깜짝선발’로 나선 데는 이유가 있다. 11일부터 3주 연속 6연전을 치르는 주니치로서는 5인 선발에 ‘+α’가 필요했다.
민코치는 이상훈의 현재 컨디션이 최상이라고 전했다. 직구 최고시속이 1백48㎞에 이르고 체인지업과 커브의 떨어지는 각도 매우 예리하다.
이상훈이 잊지 말아야 할 점은 공이 낮게 깔려야 한다는 것. 1군 6경기에서 홈런 3개 포함, 13안타로 난타당한 것도 공이 높았기 때문이였다.
한편 선동렬(35)도 이상훈의 호투를 온 몸으로 지켜낼 준비가 되어있다.
11일 한신전에서 22일만에 세이브를 추가한 선동렬은 “지금부터가 우승을 향한 승부처다. 매일 등판할 각오”라고 말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