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더그아웃에 있던 박찬호(25)는 목이 타는 듯 음료수를 들이켰다. ‘몬트리올 악몽’이 다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박찬호가 27일 몬트리올과의 홈경기에서 다잡았던 올시즌 첫 완투승(통산 세번째) 문턱에서 미끄러지며 시즌 12승도 놓쳤다.
올시즌 한경기 최다 투구이닝과 타이인 8과 3분의 1이닝 동안 6삼진 5안타 2볼넷의 호투였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박찬호는 시속 1백54㎞ 광속구로 볼카운트를 조절한 뒤 뚝 떨어지는 커브를 승부구로 삼았다.
박찬호는 4회 풀머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았지만 6회 터진 캐로스의 솔로홈런과 8회 몬데시의 적시타로 3대1로 달아났다.
그러나 몬트리올은 여전히 그에게 ‘마의 벽’이었다. 9회 선두 블라디미르 게레로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을 때까지 3안타 1실점. 하지만 풀머의 평범한 땅볼을 1루수 캐로스가 빠뜨리자 ‘몬트리올 악연’은 또다시 시작됐다.
후속 앤드루에게 가운데 적시타를 맞은 뒤 마운드를 내셔널리그 구원 2위 쇼(38세이브)에게 넘겼지만 그도 박찬호의 승리를 지켜주진 못했다.
다저스는 박찬호의 승리가 날아간 뒤인 9회말 에릭 영의 끝내기홈런으로 4대3으로 이겼다.
시즌 11승7패, 방어율 3.86을 기록한 박찬호는 다음달 1일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다시 등판한다.
〈김호성기자·로스앤젤레스〓김호준통신원〉 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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