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야구읽기]제살깎는 「스타죽이기」 이제 그만

  • 입력 1998년 9월 1일 19시 10분


지난 일요일 해외야구의 두 사건이 눈길을 끌었다.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마크 맥과이어가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하자 경기가 10여분이나 중단됐다. 그를 보러온 4만8천여 관중중 일부는 종이컵을 소나기 퍼붓듯 집어던졌고 주심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돌아갔다.

또 다른 사건은 일본 고교야구의 슈퍼스타 마쓰사카 투수의 연습경기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꽉 채운 7천여명의 대관중. 그가 고시엔야구 결승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는 등 전국대회를 모두 휩쓴 주인공이라고 하더라도 고교투수의 연습경기로는 이례적이었다.

이렇듯 스포츠에서 스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우리 프로야구는 이승엽이란 슈퍼스타가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 경신이란 좋은 재료를 지니고 있음에도 상대 팀들의 지나친 견제로 축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어 안타깝다.

이승엽은 7월까지만 해도 평균 12타석마다 1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그런 그가 8월엔 37타석에 1개꼴로 부진한 원인중에는 8.45타석마다 1개의 볼넷이 8월들어 5.89타석마다 1개로 늘어난 영향도 크다.

비록 삼성이 먼저 신경을 건드렸다고는 하지만 지난달 26일 19대4로 앞서던 현대가 그를 고의 볼넷으로 거른 것이 대표적인 예다. ‘스타 만들기’보다 ‘스타 죽이기’에 치중하는 국내 프로야구. 누가 야구장을 찾겠는가.

하구연 〈야구해설가〉 kseven@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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