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프로씨름 출범 이후 1백회째 지역대회를 맞아 원년 장사들이 모여 치른 ‘추억의 한판승’무대.
경기에 나서자 무릎치기 배지기 등 기술을 써본다. 그러나 마음뿐. 쉽게 상대가 무너지지 않는다.
두번째판부터는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아무래도 마흔살 안팎이 된 나이를 속일 수는 없는 모양이다.
‘만년 천하장사’ 이만기씨(인제대 교수)는 이날 새벽 급성 맹장염 수술을 받아 출전하지 못했지만 경기장은 이봉걸 홍현욱 손상주씨 등 오랜만에 보는 옛 장사들의 힘겨루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바탕 축제마당의 끝. 그러나 이들의 마음은 편하지가 않다. ‘모래판의 열기’가 점차 사그러드는 것이 자신들의 책임인 것 같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황영호 고경철씨가 준우승 상금 2백만원을 확보한 채 6일 지역장사 결정전에 앞서 열리는 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이들은 우승 준우승 상금 5백만원을 수재의연금과 원로씨름인돕기에 내놓기로 했다.
〈경주〓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