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부시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5만관중은 일제히 일어나 ‘빅맥’에게 홈런사인을 보냈다.
시카고 커브스의 투수는 스티브 트라셀. 그의 초구는 첫 타석에서 맥과이어를 유격수 땅볼로 낚은 바깥쪽 빠른 직구. 그러나 홈플레이트에 다가오면서 스피드가 죽으며 낮게 떨어지는 밋밋한 공이 됐다. ‘빅맥’의 육중한 방망이가 놓칠 리 없었다.
따악. 어느새 공은 메이저리그 1백20년 역사의 저 편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공은 왼쪽 펜스를 살짝 넘어 갔다. 공교롭게도 이 홈런은 맥과이어가 친 올시즌 홈런중 가장 짧은 104m짜리 초미니홈런. 1루로 잰 걸음을 옮기던 맥과이어는 베이스를 2∼3m 남기고 공이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것을 확인한 뒤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1백13㎏의 거구를 공중으로 날렸다.
9일 메이저리그가 37년만에 홈런역사를 다시 쓴 순간 부시스타디움은 다음 타자가 나올 때까지 11분간 환호의 도가니를 이뤘다.
한편 맥과이어는 이날 현재까지 경기당 0.43개, 2.21경기당 1개의 홈런을 때려내 남은 18경기에서도 이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69.8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근 7경기에서 7개, 16경기에서 11개의 홈런을 쳐낸 맥과이어가 앞으로 8개의 홈런을 보태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