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열린 2차리그 일본과의 경기에서 접전 끝에 역전승을 거둔데 대해 장영식 대한배구협회장이 보낸 축전. 힘든 경기를 치르느라 지쳐 있던 선수단은 이 축전을 돌려보며 활기와 웃음을 되찾았다.
장회장이 배구협회장을 맡은 후 처음으로 보낸 이 축전은 배구인들에게는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배구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장회장이 배구에 눈길을 주기 시작한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
6월 대한배구협회 회장사인 한국전력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장회장은 그동안 한국전력의 산적한 문제를 처리하느라 배구협회 업무에는 신경을 쓸 틈이 없었던 게 사실.
그러는 사이 국내 배구계는 사활의 분기점에 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고려증권 한일합섬 SK케미칼 등 명문팀들이 줄줄이 문을 닫아도 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한데다 프로화 작업의 지연 등으로 배구가 비인기 종목으로 전락할 위기에 몰렸기 때문.
더욱이 최근에는 드래프트제 채택 여부를 놓고 사분오열된 채 잡음만 일으키고 있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사활의 갈림길에 서 있는 배구가 살기 위해서는 배구인들간의 단합은 물론 협회를 이끌어가는 수장인 회장의 관심이 필수적이다.
장회장이 여자선수들에게 띄운 축전이 단순한 축전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은 이때문이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