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25시]풀죽은 배구인 활력소 된 「회장의 축전」

  • 입력 1998년 9월 20일 19시 29분


지난달 19일부터 3주간 중국 대만 인도를 돌며 98그랑프리 국제배구대회를 치른 여자국가대표팀은 마지막 대회 장소인 인도 첸나이에서 반가운 메시지를 받았다.

대만에서 열린 2차리그 일본과의 경기에서 접전 끝에 역전승을 거둔데 대해 장영식 대한배구협회장이 보낸 축전. 힘든 경기를 치르느라 지쳐 있던 선수단은 이 축전을 돌려보며 활기와 웃음을 되찾았다.

장회장이 배구협회장을 맡은 후 처음으로 보낸 이 축전은 배구인들에게는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배구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장회장이 배구에 눈길을 주기 시작한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

6월 대한배구협회 회장사인 한국전력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장회장은 그동안 한국전력의 산적한 문제를 처리하느라 배구협회 업무에는 신경을 쓸 틈이 없었던 게 사실.

그러는 사이 국내 배구계는 사활의 분기점에 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고려증권 한일합섬 SK케미칼 등 명문팀들이 줄줄이 문을 닫아도 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한데다 프로화 작업의 지연 등으로 배구가 비인기 종목으로 전락할 위기에 몰렸기 때문.

더욱이 최근에는 드래프트제 채택 여부를 놓고 사분오열된 채 잡음만 일으키고 있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사활의 갈림길에 서 있는 배구가 살기 위해서는 배구인들간의 단합은 물론 협회를 이끌어가는 수장인 회장의 관심이 필수적이다.

장회장이 여자선수들에게 띄운 축전이 단순한 축전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은 이때문이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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