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드리블과 강력한 슈팅, 발군의 골감각 등으로 무장하고 전세계 축구팬을 매료시키며 98프랑스월드컵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한 그가 월드컵이후 원인모를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월드컵 MVP의 영광을 안았지만 결승에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개최국 프랑스에 우승을 넘겨준 뒤 갖은 구설수에 시달린 그가 월드컵이 끝난 지 두달 반이나 지난 지금도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세계적인 축구명문인 이탈리아리그 인터밀란 소속인 그는 98∼99시즌들어 단 한골만을 기록하고 있다.
비록 초반이긴 하지만 95∼96시즌 네덜란드리그 득점왕(30골), 96∼97시즌 스페인리그 득점왕(34골)을 차지했던 그의 명성에 비해서는 너무나 초라한 성적.
아르헨티나 출신 바티스투타(피오렌티나)가 5골로 득점랭킹 1위를 달리고 있고 독일의 비어호프(AC밀란)가 4골로 뒤를 추격하는 등 맹활약하고 있는 것과는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월드컵 결승에서 부진하자 “진통제 주사를 맞고 뛰었다” “감독과 불화가 있었다” “스폰서와의 계약 때문에 무리하게 뛰었다”는 등 갖가지 소문에 시달렸던 그는 결국 약물과 불화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났지만 정신적 육체적 피로속에 극도로 위축된 것만은 사실.
여기에 최근 무릎까지 좋지 않은 그는 1일 열린 슈트룸 그라츠(오스트리아)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그가 부진한 사이 칠레 출신의 스트라이커 이반 사모라노가 인터밀란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발돋움했고 사모라노가 이끄는 인터밀란은 이탈리아리그에서 2승1무로 무패 행진을 벌이고 있다.
차세대 축구황제로 불리며 탄탄대로를 달려온 호나우두. 그가 화려한 꽃을 채 피우기도 전에 이대로 지고 말 것인지, 시련을 딛고 화려한 꽃망울을 터뜨릴지 세계 축구팬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