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5시]「산소호흡기 단 여자농구」 살리자

  • 입력 1998년 10월 21일 19시 10분


‘산소 호흡기를 단 여자농구를 살리자.’ 이는 한국여자중고교 농구지도자협의회가 20일 각계에 발송한 호소문의 제목이다.

협의회는 내년 여고졸업예정선수 80여명 가운데 실업과 대학팀으로 진로를 확정한 선수가 10명도 되지않는 점을 지적, 현재의 여자농구를 산소 호흡기를 단 채 응급처방에 목숨을 부지하고있는 중환자로 표현했다.

협의회는 이어 남자프로팀과 대학팀에 남매팀을 운영해줄 것, 수도권 대학의 여자팀 창설, 대한농구협회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회생책 마련 등을 호소했다.

이들의 태도는 자못 비장하다. 31일의 98농구대잔치 결승때는 경기장인 올림픽제2체육관에서 플래카드를 앞세워 선수 학부모 코치들이 시위를 벌일 예정.

그래도 반응이 없을 경우 내년 졸업예정선수의 실업팀 드래프트를 거부하고 3월부터 5월사이의 대회를 보이콧한다는 것. 이쯤되면 결사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도자들이 모임을 갖던 바로 그 시간 열린 농구대잔치 숙명여대와 성신여대의 여대부 경기. 7천명 수용규모의 스탠드에 관중은 1백명 미만. 이중 농구관계자를 빼고나면 팬은 50명이 채 안됐다.

프로팀의 경기가 있을 때는 하루 평균 1천여명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프로팀 경기가 끝나고 여자부 경기가 시작된 18일부터는 5백명 미만. 그나마 경기수준이 떨어지는 여대부 경기는 아예 팬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여고팀 뿐만 아니라 여대팀 여자일반팀도 모두 산소호흡기를 단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셈이다.

이제 여자농구 회생을 위해 더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최화경기자〉bb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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