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개막한 이래 17일까지 열흘간 유료관중이 9천9백50명. 하루 평균 1천명도 되지 않는다.
그나마 이 기간에 프로 10개팀이 출전했다. 프로팀이 빠진 18일 유료관중은 5백26명. 경기장인 올림픽제2체육관의 수용규모 7천명과 비교하면 10분의 1도 채 되지않는 것이다.
올해의 관중은 83년 농구대잔치가 출범한 이래 최소. 출범 첫해 경기당 4천69명, 94년 5천6백30명으로 치솟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농구협회는 올해 프로팀이 출전해 경기당 1천1명이던 작년 대회를 웃돌 것으로 자신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결과는 딴판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첫째는 스타의 부재. 문경은 이상민 전희철 서장훈 현주엽 등 농구팬의 피를 끓게 했던 스타계보를 이을 재목이 없다.
둘째는 라이벌 대결이 없다는 점. 농구대잔치는 대학과 실업의 대결이 장안의 화제가 됐다. 그러나 실업팀이 프로로 변신해 빠져나간 지금 더이상 라이벌은 존재하지 않는다.
셋째는 프로팀의 불성실한 경기자세. 다음달 개막하는 98∼99프로농구에 대비하느라 주전들을 아끼고 승패에 관계없이 시범경기식으로 대충 경기를 치르다 보니 팬이 모일 리 없다.
여자농구팀의 잇따른 폐업도 관중 격감에 한 몫을 했다. 13개팀이 5개로 줄어드는 바람에 1천5백명 정도로 추산되던 여자농구 고정팬 중 상당수가 코트에 등을 돌리고 만 것.
체육관 임대일정에 쫓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경기를 강행한 농구협회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우선 치르고 보자’는 식의 태도에 강행군을 해야하는 팀으로선 신이 날 리가 없기 때문.
농구대잔치의 몰락은 농구계 전체의 총체적 난국과 맥을 같이하는 셈이다.
〈최화경기자〉bb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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