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덕담이 오간 끝에 대화는 자연스레 농구쪽으로 옮아갔다. 전같으면 지금쯤 한창 뜨거울 농구대잔치 얘기, 94히로시마 아시아경기에서 여자팀이 우승하던 기쁨 등.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화제가 농구인들의 잇따른 구속사태에 이르자 침울해졌다. 팔순을 바라보는 윤회장이 목청을 높였다. “도대체 농구협회는 뭐하고 있는 겁니까.”
협회가 최근 일련의 사태를 ‘강건너 불’처럼 보고있는데 대한 분노의 표시였다. 농구인들이 공동대처는 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진상을 파악하거나 분위기를 추스르려는 노력은 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
자연스레 최현열 대한농구협회장이 성토의 대상에 올랐다. 모기업인 엔케이그룹이 부도난 뒤 그는 이종완 부회장을 직무대행으로 지명하고는 감감무소식이다. 협회 관계자들도 최회장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이제 곧 대의원총회가 열린다. 그런데도 회장 자리를 계속 지키겠다거나, 아니면 후임회장을 물색하라거나 아무 말이 없다. 그렇다면 실무진이라도 움직여야 하는데 모두가 ‘강건너 불’이다.
그동안 문턱이 닳도록 협회 사무실을 드나들며 큰소리치던 인사들은 다 어디 갔는가.
농구협회 ‘높은 분’들에게 묻고싶다. 농구의 현재 위상이 어떤지를. 그리고 아직도 감투에 연연할 것인지를.
〈최화경기자〉bb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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