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25시]김화성/각국 응원-경기스타일 닮은꼴

  • 입력 1998년 12월 16일 19시 14분


각국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이 제각기 다르듯 응원모습도 나라마다 가지가지.

한국응원단의 스타일은 열정적이자 조직적이고 집단적. 배구나 축구 핸드볼 등 단체종목이 조직력을 중시하는 것과 닮은꼴이다. 여기에 신바람 나게 울려대는 꽹과리 소리와 목이 터져라 불러대는 함성은 한국만의 특징. 한국응원단이 많아야 1백명도 안되는 숫자로 경기장 분위기를 리드하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힘으로 응원하는 스타일. 중국전통의 나팔을 불어대며 ‘짜요 짜요’(힘내라는 뜻)를 외쳐댄다. 소리가 힘있고 우렁차 귀가 울릴 정도. 중국 배구나 농구팀이 힘과 높이로 밀어 붙이는 스타일과 흡사하다. 여기에 중국응원단은 일제히 스탠드 바닥을 내리치며 발을 구른다. 그러나 한국과 같이 짜임새있게 하지는 못한다. 합창도 없다. 그러나 숫자가 많아 ‘인해전술’을 쓴다.

일본은 어떨까. 의외로 조용한 스타일. 7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과 비슷했다. 일본 고유의상을 입고 일장기를 흔들며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응원하던 모습이 언젠가부터 사라졌다. 일본구기종목의 플레이 스타일도 옛날의 무서울만큼의 조직력이 사라지고 눈에 띌 정도로 스타 위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인듯. 플래카드에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들의 이름을 적어 들고 파이팅을 외치는 정도다.

태국의 응원은 ‘김 안나는 국’스타일. 처음엔 조용하다가도 한번 달아오르면 정말 뜨겁다. 축구 복싱 세팍타크로 경기장의 태국응원단은 시종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차이 요’(만세 파이팅 건배 등의 뜻)를 외친다. 이번 대회에서는 경찰의 철저한 사전단속으로 그런 일이 없지만 평상시 국내대회땐 축구장에서 흥분한 팬들이 하늘을 향해 권총을 쏘아대는 경우도 간혹 있을 정도. 태국축구팀이 한국을 이길 때의 경기스타일을 보면 그들의 응원형태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방콕〓김화성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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