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막을 올려 3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가는 99배구슈퍼리그.
새로운 규칙이 도입되면서 각팀의 ‘리베로’가 승부의 열쇠를 쥔 핵심 포지션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공격을 주도하는 ‘스파이커의 시대’에서 수비 전문선수가 주축을 이루는 ‘리베로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
스파이크를 비롯한 일체의 공격적인 행위는 물론 서브도 넣지 못하고 오로지 리시브 등 수비만을 전담하는 리베로가 ‘코트의 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내년부터 변경되는 국제 규칙이 적용되기 때문.
국제배구연맹(FIVB)이 개정한 새로운 규칙에서 가장 큰 변화는 매 세트 랠리포인트제의 도입으로 서브권이 없어진 것.
한번의 공격으로 1점이 인정되며 반칙을 하거나 서브를 실패할 경우 바로 점수를 내준다. 대신 한 경기는 5세트로 진행하되 세트당 점수는 25점이며 4세트까지 승부가 가르지 못할 경우 15점으로 마지막 5세트를 치른다.
이에 따라 수비에서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한편 안정된 서브리시브와 블로킹을 통과한 상대의 스파이크를 걷어올려 공격으로 연결시키면 결정적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서브리시브와 수비를 전담하는 리베로의 비중이 커진 것.
남자부에서 ‘세계 최고의 리베로’ 이호(25)가 버티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강세가 점쳐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또 여자국가대표팀의 리베로 김창헌(24)을 보유한 담배인삼공사의 김형실감독도 “이번 대회에서는 만년 하위에서 벗어나 상위권 도약을 노려보겠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이종경 경기대 교수는 “랠리포인트제에서는 리베로를 중심으로 서브리시브 전담 선수를 둬 리시브와 수비에서 실책을 줄이는 팀이 절대 유리하기 때문에 리베로가 강한 팀이 이번 대회 우승에 쉽게 다가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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