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드림팀이야”라고 기뻐하는 쪽이 주류. 그러나 “드디어 그들은 바라던 병역특례 혜택을 누리게 됐다”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프로야구 17년만에 처음으로 프로, 아마가 섞인 ‘드림팀’은 출범한 10월11일부터 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병역특혜를 위해 편법으로 구성한 대표팀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 이 주장은 대한야구협회의 대표팀 선발 기준이 왔다 갔다한 데서 비롯된다.
협회가 ‘대표팀에 프로선수도 포함시키겠다’고 첫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4월21일 한국야구위원회에서 열린 ‘프로―아마 발전위원회’. 이때까지만 해도 협회가 “대표팀 라인업은 아마 5, 프로 4명으로 구성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밝힐 정도로 아마선수가 우선.
그러나 9월부터 조금씩 색깔이 바뀌기 시작했다. 프로팀들이 로비에 나섰다는 소문이 퍼진 것도 이때부터다.
한 프로구단 관계자는 “로비라는 게 꼭 나쁜 뜻은 아니지 않느냐”며 “협회쪽과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함께 밥이라도 한끼 먹으려고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야구협회쪽은 로비설에 펄쩍 뛴다. 김병우 전무의 말. “12월엔 프로선수들이 쉬는 시기다. 그들은 국가를 위한 사명감이라는 명분만으론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금전적 보상을 해 줄 수도 없고….무언가 ‘당근’이 필요한데 병역문제 해결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또 하나의 논란은 선수 선발이 내 사람 챙기기, 그리고 특정선수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것.대표팀 명단 발표 직후 야구인들은 포수 3명은 많고 일본의 왼손타자를 상대할 왼손투수가 전혀 없다는 혹평을 내렸다.
특히 뉴욕 메츠 마이너리그팀에서 뛴 서재응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조진호(보스턴 레드삭스)를 제치고 선발된 것은 “서재응이 대표팀 주성노 감독의 인하대 제자이기 때문”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서도 김전무는 단호하다. “서재응은 지난해까지 조진호보다 일본전에서 더 잘 던졌다. 왼손투수가 없는 것은 마땅한 후보가 없었을 뿐이다”는 것이 그의 주장.
그러나 코칭스태프의 한명은 ‘특정선수 기피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한 프로선수는 과거 국가대표 시절 돌출행동으로 말썽이 많았다. 그 선수가 아무리 뛰어나도 팀 화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표팀은 11월14일 제주로 합숙훈련을 떠난 뒤에도 말이 많았다. 슈퍼스타 박찬호와 다른 선수사이의 위화감. 이에 따른 보이지 않는 갈등은 두고두고 코칭스태프의 골칫거리로 남았다.
“프로선수들이 아마 코칭스태프를 가르친다” “LA다저스 트레이너와 코칭스태프가 갈등에 빠졌다”는 등의 소문도 끊임없이 나돌았다.
드림팀은 다행히 금메달을 땄다. 아니, 다른 팀의 전력을 생각하면 ‘어린 아이 팔목 비틀기’로 금메달을 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만에 하나, 우승하지 못했더라면…. 축구의 탈락에 못지않는 엄청난 후유증을 야구도 겪어야 했을 것이 분명하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