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대표팀과 배드민턴을”…생활체육 활성화

  • 입력 1998년 12월 30일 19시 34분


“한 점만 봐줘요.”

30일 오전 서울 88체육관. 배드민턴 동호인 곽한구씨(46)가 조카뻘인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 나경민(한국체대)에게 애교섞인 엄살을 부린다.

동호인 중에서는 그래도 꽤 친다는 평을 들어왔던 곽씨였지만 숨돌릴 틈도 없이 날아오는 나경민의 공격에 정신을 못차릴 지경이다.

미소로 화답하던 나경민이 한점을 내줘 경기는 15대1로 종료.

곽씨는 완패했지만 대표선수와 자웅을 겨뤘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오른다.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이 26일부터 매일 새벽 수도권 동호인 클럽을 방문해 경기를 함께하며 우의를 다지고 있다.

배드민턴은 전국적으로 동호인이 1백만여명이나 되는 ‘생활체육의 꽃’. 그러나 엘리트 체육은 비인기종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들어 법인화를 단행한 대한배드민턴협회(회장 이형도)가 이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내년을 배드민턴 중흥의 해로 정하고 국내 처음으로 생활체육과의 연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

협회는 각종 국내대회를 통폐합해 한국시리즈를 창설해 대회 개최지 동호인엽합회에 출전선수 한명의 추천권을 부여하는 한편 대표선수와 동호인들간의 교류를 활성화해 관중 동원에 나선다는 구상을 마쳤다. 생활체육 강서구 배드민턴연합회 권옥회장은 “대표선수들이 동호인들과 어울리면 저변확대는 저절로 된다”며 “이로인해 내년부터 배드민턴 경기장의 스탠드가 동호인의 함성으로 메아리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영신 서울시연합회 사무국장은 “당장 내달 12일 세계 최고대회로 열리는 코리아오픈(총상금 25만달러)에 파견할 선심요원 16명을 선발해 교육시키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간의 괴리가 줄어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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