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피트 샘프러스(미국)가 18일 개막하는 올 첫 그랜드슬램대회인 호주오픈 불참을 선언했다.
이번 호주오픈은 샘프러스가 로이 에머슨(호주)이 세운 그랜드슬램 최다우승기록(12회)과 타이를 이룰 무대. 그러나 샘프러스는 6년 연속 연말랭킹 1위를 유지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두달간 7개 대회에 잇달아 참가하면서 기진맥진해버렸다. 샘프러스는 “대기록이고 뭐고 필요없다. 지금은 오로지 쉬고 싶을 뿐”이라고 하소연.
이에 세계 톱랭커들은 일제히 국제테니스연맹(ATP)을 비난하고 나섰다. 가장 먼저 공격의 포문을 열고 나선 것은 독일의 테니스 영웅 보리스 베커. 그는 “투어 대회가 너무 많다. 수준 높은 경기를 위해선 톱랭커들간의 경기는 늘리되 군소 투어대회는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자 세계랭킹 1위 린제이 데이븐포트(미국)도 “1월부터 11월까지 쉴새 없이 열리는 투어대회를 쫓아다니다 보면 몸과 마음이 녹초가 된다”며 “나도 올시즌 대회 참가수를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샘프러스는 호주오픈 불참으로 새해 벽두부터 세계 1위 자리를 내줄 처지에 놓였다.
마르셀로 리오스, 패트릭 라프터, 알렉스 코레차, 카를로스 모야 등 세계 5위 이내의 선수들은 누구든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 1위로 도약하게 된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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