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시아경기 금메달의 영광과 병역특례의 실리를 함께 챙긴 ‘코리안 특급’ 박찬호(26·LA다저스). 그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하루 전날인 8일 서울 워커힐호텔 기자회견에서 ‘보은의 선물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박찬호는 “병역문제가 해결돼 이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며 “구단이 허락해준다면 시드니올림픽에서 미국과 일본의 프로야구 선수들과 기량을 겨뤄보고 싶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또 “지난해 10월25일 귀국한 뒤 2개월여의 한국 체류기간 중 실직가정의 어려움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며 “실직가정의 자녀들을 돕기 위한 기금으로 1억원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박찬호는 9일 오후 5시 로스앤젤레스행 아시아나 202편으로 출국한다.
다음은 박찬호와의 일문일답 내용.
―실직가정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지난해 12월31일 서울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을 치고 난 뒤 서울역의 노숙자들을 둘러봤다. 말로만 듣던 실업문제의 어려움을직접 눈으로 보고 충격을 받았다.”
―99시즌 목표가 있다면….
“주위에선 20승과 사이영상 얘기를 많이 하지만 부상없이 매경기 최선을 다해 1승씩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이 목표다. 그러다 보면 20승 고지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올해 팀전력이 많이 보강돼 월드시리즈에서 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샌디에이고 에이스 투수인 케빈 브라운의 이적으로 팀내 제2선발로 밀려났는데….
“아직 제2선발이라고 하기엔 이르다. 브라운같은 슈퍼스타와 같이 생활하면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다. 올시즌 그와 비슷한 성적을 올린다면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내년 연봉재계약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
“11일 자율훈련에 들어간다. 내달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대비해 기초 체력훈련을 시작할 것이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