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25시]한국테니스 「이유있는 부진」

  • 입력 1999년 1월 19일 19시 21분


18일 개막한 올시즌 첫 테니스 그랜드슬램대회인 호주오픈의 초반 빅뉴스는 일본선수 스즈키 다카오의 선전이었다.

와일드카드로 그랜드슬램 본선에 처음 출전한 스즈키는 남자단식 1회전에서 세계 3위 알렉스 코레차(스페인)를 맞아 비록 졌으나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은 여자부에서도 4명이나 본선에 올라 세계5위까지 올랐던 ‘다테 기미코 신화’의 재현을 노리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 박성희는 이번에도 1회전에서 탈락했고 윤용일과 이형택도 본선진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왜 그럴까.

스즈키가 코레차를 상대로 선전한 원동력은 과감한 서브와 지칠줄 모르는 서브앤발리 플레이.

“스즈키의 서브는 환상적이었다. 그는 세컨드 서브에서도 폴트를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위력적인 샷을 날렸다.”

경기가 끝난 후 코레차는 스즈키의 공격적인 플레이에 주눅이 들었다고 실토했다.

이것이 해답의 실마리가 아닐까.

한국은 테니스의 기본기가 완성된다는 초중학교시절 열리는 대회가 대부분 학교체육 위주의 단체전으로 열리고 있다.

이 때문에 성적을 내기에 급급한 일선 지도자는 선수들에게 화려한 공격플레이보다 안전 위주의 수비플레이를 주문하고 있다.

세컨드 서비스를 실패했다간 타박받기 일쑤다. 상대의 범실에 편승해 포인트만 챙기면 된다는 식이다.

초등연맹에서는 서비스에이스와 발리를 성공시키면 2포인트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반대도 만만찮은 실정.

서의호 스포츠TV 해설위원은 “꿈나무 육성시스템을 전면 개선하지 않으면 한국테니스의 발전은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곰곰이 새겨봐야할 대목이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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