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서로 으르렁거리는 ‘출혈전쟁’을 벌이고 있을 것인가.
하나. 한국씨름연맹은 26, 27대 천하장사 김정필의 현대행을 15일 승인했다고 21일 뒤늦게 밝혔다.
이에 반발하는 LG증권과 진로는 내달 열릴 설날대회를 보이콧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다음달까지는 상비군신분인 김정필을 현대가 마음대로 빼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상비군중 자기 팀에 필요한 선수만 데려가는 것은 모래판을 깨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씨름연맹과 현대는 “현 상비군은 해체된 동성팀 출신 선수를 뜻하며 전 조흥금고선수인 김정필이 속했던 상비군은 이미 지난해 해체돼 다른 팀에서 뛰는 선수까지 있어 김정필의 현대행엔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씨름판은 이태현이 현대와 계약한 것을 두고 한바탕 소동을 겪은 바 있다. 그때 규정을 잘 마련했다면 지금 이같은 일이 또 벌어질까.
둘. 씨름연맹 오경의총재의 진퇴를 둘러싼 마찰음.
반(反)총재파는 최근 ‘씨름동호인’ 명의의 결의문을 통해 “두팀만 남은 마당에 오총재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오총재는 “능력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때 물러나겠다”는 말로 사실상 퇴진할 뜻이 없음을 나타냈다.
문제는 논란이 있으면 드러내놓고 시시비비를 가려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
반총재파도 총재 퇴진을 ‘뒷골목’에서만 거론하고 있고 오총재도 떳떳하게 자신의 재신임을 묻지 않고 있다.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깨질 이빠진 그릇.’ 한 씨름인은 현 모래판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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