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박진섭, 허정무號 「지능형」 키잡이

  • 입력 1999년 2월 2일 19시 28분


한국축구의 문제점으로 항상 지적돼온 것중 하나가 바로 ‘패싱의 부정확성’이다.

‘한국축구는 재미 없다’ ‘한국축구는 기술 보다는 우직한 힘을 위주로 한다’는 말을 들어온게 바로 이 때문.

그러나 허정무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대표팀에 더 이상 이런 평가는 어울리지 않는다.

바로 ‘패스의 귀재’ 박진섭(22·고려대)이 버티고 있기 때문. 박진섭은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리고 있는 제2회 던힐컵국제축구대회에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허감독이 새로 가동한 ‘3―4―3 포메이션’의 공격형 전술에서 오른쪽 사이드어태커를 맡은 그는 유연한 드리블과 송곳패스로 공격력을 배가시키는데 중추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박진섭은 중국 말레이시아와의 두경기에서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국이 2연승으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의 놀라운 패싱력에 감탄 한 대회 주최측에서는 중국전에서 2골을 넣은 이동국 대신 그를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청소년대표로 97년 세계대회에 출전했던 박진섭은 배재고 때까지는 골잡이로 활약하다 고려대진학후 최후방 수비수인 스위퍼로 변신하는 등 전 포지션을 소화해 낼 수 있는 만능플레이어.

1m78,66㎏의 그는 초등학교때 지능지수(IQ)가 무려 1백65에 달했던 수재로 이를 바탕으로 한 플레이 판단력과 패스, 드리블이 일품이다.

체력열세를 단점으로 지적당하는 그는 강도높은 훈련으로 이를 보완하고 있다.

모처럼 등장한 ‘두뇌 플레이어’ 박진섭. 그로 인해 한국축구가 지능적인 플레이를 하는 등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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