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6시부터 1시간가량 10㎞를 뛴다. 그뿐인가. 7시에 집에 돌아와 고1, 중3인 연연생 아이들의 도시락과 식구들 아침식사를 해결한 뒤 8시쯤 자전거를 끌고 나가 11시까지 신나게 또 달린다. 도봉산 한강둔치 등 서울 곳곳을 매일 바꿔가며 달린다. 하루평균 달리는 거리는 평균 30㎞.
11시에 자전거 타기가 끝나면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명륜동 성신피아노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꼬마 수강생은 30∼40명. 구씨는 경력 20여년의 피아노 선생님이기도 하다. 저녁8시 피아노학원이 끝나면 또 부리나케 종묘공원으로 나가 꼬마 철인 20여명을 대상으로 어린이철인경기(사이클 수영 달리기)를 무료로 지도한다. 집에 돌아오면 밤 11시. 몸은 파김치가 되지만 그때부터 새벽 1시까지 집안일을 한뒤 비로소 잠이든다.
구씨가 여태까지 크고 작은 대회에서 풀코스완주를 한 횟수는 모두 18번. 동아마라톤엔 마스터스부문이 신설된 94년부터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해 97년 3등을 한 것을 빼놓곤 여성부문 1위를 독차지했다. 지난해 우승기록은 3시간52분. 17번 풀코스완주 기록을 가지고 있는 남편 이영균(45)씨의 4시간10분보다 20분 가까이 빨랐다. 남편과 30㎞지점까지 나란히 오다가 그곳에서부터 스퍼트했다. 구씨는 매년 제주도 성산포에서 열리는 한국철인3종경기 여성부문에서도 94년부터 3년 내리 우승을 하기도 했다. 수영 사이클 마라톤으로 이어지는 철인경기는 2백26.295㎞를 헤엄치거나 달리는 경기. 구씨는 이 철인경기에서 13시간08분까지 끊었다.
“사람은 숨쉬는 땅에 발을 딛고 달려야 몸과 마음이 튼튼합니다. 특히 두통과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겐 복식호흡을 하면서 달리는 마라톤이 최고입니다. ”
구씨 가족은 올해도 경주 동아마라톤에 전원출전한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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