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화제]「손기정」주제 석사논문 제출 황영조

  • 입력 1999년 2월 12일 20시 01분


“1936년 8월25일.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의 사진이 일장기가 지워진 채 동아일보에 실려 전국에 배포됐다. 사람들은 기쁨에 넘쳐 거리로 뛰쳐나왔고 서울 한복판 동아일보사 앞에는 군중이 몰려 ‘대한독립 만세’를 절규했다. 관련 기자와 회사 간부들이 무더기로 구속돼 문초를 받았다. 동아일보는 9개월여간 제4차 무기정간을 당했고 신동아와 신가정(여성동아의 전신)은 폐간됐으며 13명의 간부가 퇴사당했다. 이 사건이 국내외 독립운동 확산의 계기가 됐다는 일제의 정부문서 ‘쇼와 11년 집무보고’가 96년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몬주익 영웅’ 황영조(29·고려대 교육대학원)가 ‘베를린 마라톤 영웅’ 손기정옹(87)을 주제로 한 석사논문을 발표, 동아일보의 일장기 말소사건을 통한 한국근대마라톤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황영조는 “손기정선생님으로부터 받은 라면박스 1개 분량의 일본신문과 사진 그리고 당시 동아일보기사와 사사 등을 통해 일장기 말소사건이 한국 체육과 사회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논문을 쓰게 된 배경을 밝혔다.

‘마라토너 손기정의 생애와 사상’이란 제목의 이 논문은 손기정을 체육사 차원에서 다룬 첫 한글 논문. 25일 고려대 졸업식에서 총장상을 받을 황영조는 올 하반기에는 박사과정에 입문할 계획이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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