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한국에 사상 첫 여자단식 금메달을 선물했던 방수현은 지난해 2월에도 한국체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남편 신헌균씨(30)가 있는 미국 뉴욕으로 건너갈 예정이었으나 팀 전력의 약화를 우려해 1년 더 뛰기로 결정했었다.
이달 28일은 그 계약 기간 만료일. 그러나 방수현은 나경민(한국체대)의 합류로 올시즌 돌풍을 다짐하고 있는 대교 서명원감독과 성한국코치의 만류를 뿌리칠 수 없었다.
방수현이 대교팀에 이처럼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것은 성코치와의 끈끈한 ‘사제의 정’때문.
성코치는 92년 대표팀 트레이너로 발탁된 후 방수현과 4년간 동고동락하며 ‘올림픽 영광’을 일궈낸 주인공. 인천시청 감독이었던 성코치는 94년 방수현이 오리리화장품에 입단하자 코치로 합류했다.
방수현이 96올림픽 이후 코트를 떠나자 오리리화장품은 12월 팀을 전격 해체했다.
이를 자신의 책임으로 돌린 방수현은 “오리리 소속 코치와 선수들을 받아 준다면 다시 뛰겠다”고 각 기업에 호소했고 그의 눈물겨운 노력은 이듬해 대교팀 창단으로 이어졌다.
방수현의 가세로 올시즌 배드민턴 여자부는 삼성전기 독주체제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삼성전기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국가대표 에이스를 ‘싹쓸이’했으나 방수현의 은퇴 연장에 국가대표 간판 나경민과 홍은아(한국체대)가 합류한 대교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