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목동 경인초등교 어린이 17명 참가

  • 입력 1999년 2월 19일 19시 29분


서울 목동아파트 5,6단지는 밤만 되면 꼬마 마라토너들의 세상. 매일 오후 9시30분엔 어김없이 목동 경인초등학교 어린이 20여명이 아파트 외곽을 신나게 돈다. 벌써 2년 가까이나 됐다. 아파트 외곽 한바퀴는 정확히 1.2㎞. 보통 4,5바퀴씩 뛴다. 7,8바퀴를 도는 어린이도 있다. 모두들 그렇게 뛰고 나서도 별로 숨차 하지 않는다. 한겨울 쌀쌀한 날씨에도 모두 반팔 티셔츠 차림. 이들 꼬마마라토너 17명이 올해도 동아마라톤에 출전 신청을 했다. 하프 1명, 10㎞ 11명, 5㎞ 5명. 지난해에는 모두 5㎞에 출전했지만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중 정이든 어린이는 웬만한 어른들은 저리가라다. 다음달이면 5학년. 키 1m38에 몸무게 31㎏. 학급 여자어린이 20명 중 5,6번째로 작은 편이다. 그러나 이 꼬마 아가씨가 지난해 조일춘천마라톤10㎞부문에서 내로라하는 어른들을 제치고 48분17초의 기록으로 당당히 3위를 차지했다면 입이 벌어진다.

이든이는 이번 동아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 도전장을 냈다. 21.0975㎞. 만만한 거리가 아니다. 요즘 매일 엄마 아빠의 지도아래 모래주머니를 매달고 4바퀴씩 뛴다. 일요일엔 7바퀴. 연습때 2시간10분대에 하프코스를 주파한다. 그러나 정작 이든이는 한술 더 뜬다. 대회 당일에는 1시간50분까지 자신 있다나. 허 참. 지난해 동아마라톤 하프코스 여자부문 1위는 1시간35분52초, 2위는 1시간42분07초. 이든이의 말대로 1시간50분이면 3위안에 들 수 있는 기록이다.

꼬마 마라토너들의 연습 시간에는 엄마들이 나와 교통통제를 하고 주위를 살핀다. 가끔 아이들과 같이 뛰어보기도 하지만 금세 뒤지고 만다.

박해정군의 엄마 구경애씨는 “아이들이 공부도 잘하고 몸이 튼튼해 감기에도 걸리지 않는다”며 “성격도 활달하고 씩씩해 참 좋다”고 말한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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