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을 지키지 못한 부친의 무덤 앞에서 뒤늦게 통곡하는 아들.
아들이 귀국하기 전에는 자신의 투병 사실조차 알리지 못하게 한 채 끝내 홀로 숨을 거뒀던 한국인 아버지의 애틋한 사연이 바다 건너 미국에서도 화제다.
미국 유력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는 24일자 인터넷 사이트(www.boston.com) 체육면 톱으로 입단 첫 해인 지난해 ‘꿈의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았던 조진호(24·보스턴 레드삭스)의 기사를 특집으로 다뤘다.
‘보스턴의 장래는 그의 어깨에 달렸다’란 제목의 이 기사는 마이너리그 선수로선 극히 이례적으로 사진 2장을 곁들인 1백26줄의 장문 기사.
이 신문은 지난해 말 귀국한 조진호가 부친의 사망을 7개월만에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 느꼈던 비애와 새로운 각오를 다큐멘터리 식으로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또 지난해 언어장애로 곤욕을 치렀던 조진호는 7월4일 메이저리그에 입문했을 때 조 케리건 투수코치로부터 영한사전을 선물받았고 경기중에는 스케치북을 펴놓고 그림으로 대화를 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조진호는 소문난 대식가이며 미국에서 번 돈을 거의 대부분 한국에 송금하는 ‘알뜰파’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신문은 더블A 트렌튼팀의 랄프 트루엘 투수코치의 말을 인용, 올해 조진호의 메이저리그 진입은 시간문제이며 보스턴의 장래가 그의 어깨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조진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4번 선발로 나가 승리없이 3패에 방어율 8.20의 성적을 남겼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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