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주익의 영웅’ 황영조(29). 그가 은퇴 3년만에 처음으로 현역선수들과 나란히 마라톤풀코스를 뛴다.
황영조는 지난달 25일 제70회 동아마라톤마스터스 풀코스에 참가신청을 마치고 “새 천년을 바라보는 올해부터 국민과 함께 뛰며 즐기는 ‘우정과 사랑의 마라토너’로 제2마라톤인생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황영조는 “그동안 한시도 마라톤을 잊은 적이 없었다”며 “지금까지 풀코스 완주를 자제해온 것은 자칫 국민 눈에 ‘현역복귀’로 비쳐질까봐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제 3년이란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그런 오해의 여지는 상당부분 해소되었다고 판단했고 그동안 매달렸던 고려대대학원 석사과정도 마쳤기때문에 홀가분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는 것. 황영조가 그의 새 마라톤인생을 동아마라톤에서 시작하려는 것은 동아마라톤이 그의 현역시절 시작과 끝을 맺은 ‘마라톤인생 고향’이기 때문.
91년 제62회 동아마라톤 풀코스에 첫 도전해 당당히 3위로 깜짝데뷔를 한뒤 96년 제67회 동아마라톤을 끝으로 은퇴했다. 황영조는 애틀랜타올림픽 출전티켓이 걸린 96년대회에서 20㎞지점을 지난뒤부터 발바닥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29위로 골인, 올림픽2연패의 꿈을 접어야 했었다.
이미 몸만들기에 들어간 황영조는 남은 기간에 하루 20∼30㎞씩 뛸 계획. 황영조는 “연습기간이 다소 짧은 감이 있지만 남은 기간에 최선을 다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며 “1만명이 훨씬 넘는 마스터스 참가자들과 함께 뛰면서 적어도 도중에 포기하는등의 창피한 모습은 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황영조가 현역시절 공식대회에서 마라톤 플코스를 완주한 것은 모두 8번. 은퇴로 이어진 96년 동아마라톤과 2시간08분09초로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며 4위로 골인한 94년 보스턴마라톤을 제외하고는 모두 3위 이내로 골인했다. 이것은 그만큼 마라토너로서 황영조의 천재성을 입증하는 것.
그럴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지만 마스터스로 참가한 황영조가 현역선수들을 제치고 1위를 할 경우에도 그 성적은 그대로 인정되며 상금 5백만원도 황영조에게 돌아간다. 이는 국제대회 관례에 따른 것으로 일반 마스터스참가자 그 누구라도 마찬가지다.
한편 동아마라톤사무국은 황영조의 제2마라톤인생의 출발과 다가올 새 천년을 뜻하는 의미에서 황영조의 배번을 2000번으로 하기로 했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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