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자원봉사자들 『목 축이고 뛰세요』

  • 입력 1999년 3월 14일 20시 34분


3만여명이 참가하는 세계최대 뉴욕마라톤대회는 그 많은 숫자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매끄럽게 치러질까. 그것은 한마디로 1만명에 가까운 자원봉사자의 힘 때문이다. 1만∼2만명이 참가하는 런던마라톤 등도 마찬가지. 이런 국제대회에 가보면 교통정리를 하는 주부나 참가자들에게 따뜻한 차 한잔씩 가져다 주는 머리 희끗희끗한 자원봉사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에게 마라톤대회는 시민의 축제나 같다. 뉴욕마라톤이나 런던마라톤 코스가 도심을 통과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 이날 하루는 차없는 날이다. 시민도 아예 승용차를 끌고 나오지 않는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너도나도 길가에 나와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낸다.

21일 경주에서 벌어지는 제70회 동아마라톤도 이런 보이지 않는 자원봉사자들의 힘이 크다. 마라톤은 그 특성상 경기장이 1백리가 넘을 정도로 길고 넓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 이런 면에서 자원봉사자들의 힘은 절대적.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학생회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동아마라톤 자원봉사에 나서기로 했다. 총학생회 신은재 문화체육1국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인적으로 이뤄졌던 동아마라톤 자원봉사를 올해부터는 학생회차원에서 하기로 했다”며 “3백12명의 학우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주로 코스 곳곳에 배치돼 마스터스참가자들의 주로유도와 음료수 공급을 맡는다. 일부는 용품배부처와 전산실에서 행사진행을 돕는다.

대학당국에서는 이들 봉사자에게 하루 10시간의 봉사활동을 인정, ‘봉사학점’에 반영해주기로 했다.

동아마라톤이 경주에서 처음 열린 93년부터 한번도 빠지지 않고 봉사를 해온 선덕여중도 올해 1백여명이 대회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1백50여명이 나와 음료수 공급 등에서 큰 활약을 했던 이들은 올해는 5, 10㎞ 반환점에서 주로 활약하게 된다. 경주육상연맹 실무부회장을 맡고 있는 체육담당 정재윤씨 등 교사 5명이 인솔할 예정.

이밖에 경주모범운전기사 2백여명 등 수많은 경주시민이 알게 모르게 대회진행을 돕는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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