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마라톤팀 황규훈감독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한국마라톤의 대부’로 불리는 코오롱 정봉수감독에 비하면 명예와 인기면에서 비교가 안되지만 저변이 취약한 한국마라톤이 세계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건국대 마라톤팀의 보이지 않는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
실제로 건국대 사단은 74, 75년 황감독의 동기생인 문흥주가 2년 연속 동아마라톤을 제패한 것을 비롯, 90년 베이징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 김원탁, 차세대 대들보 김이용(코오롱) 등 수없이 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또 올해 동아마라톤 우승후보로 꼽히는 오성근(코오롱) 장기식(한국전력공사) 형재영(한국조폐공사)이 모두 건국대 출신.
황감독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그동안 건국대가 한국 마라톤의 ‘젖줄’이었음은 물론 기록향상의 촉매역할을 해왔다는 것.
그는 “해마다 동아국제마라톤의 기록향상을 위해 저학년생들에게는 중도기권하는 한이 있더라도 초반 20∼30㎞는 온 힘을 다해 달리게 하고 있다”고 말한다.
올해도 건국대는 5명의 출전선수 중 저학년생 4명에게는 중반까지 선두그룹을 이끄는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도록 주문해 놓았다.
그렇다고 건국대 선수들이 완주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97년 김이용이 졸업하고 난 뒤 전력이 다소 약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대학 최강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번에는 풀코스 완주 경험이 있는 김종동(2시간23분35초)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황감독은 또 “페이스 메이커라도 자신의 목표를 완수하고 난 뒤에는 몸상태에 따라 순위경쟁을 할 수도 있다”며 “올 동아마라톤에서도 건국대 사단의 젊은 패기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활짝 웃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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