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주익의 영웅’ 황영조(29)가 ‘고향’에 돌아왔다.
96동아국제마라톤을 끝으로 ‘눈물의 은퇴식’을 가졌던 그는 21일 열린 제70회 동아마라톤에서 풀코스 복귀전을 치른 뒤 3년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가슴 속에 꼭꼭 숨겨뒀던 ‘엄청난 비밀’을 털어놓았다.
“기회가 된다면 ‘봉달이’(이봉주의 별명)와 함께 달려보고 싶어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한국 최고기록 보유자의 맞대결이 성사되면 세계적인 이벤트가 될 겁니다.”
황영조는 이번 대회 출전이 새로운 마라톤 인생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30세가 되는 내년 동아마라톤에서 정식으로 풀코스에 도전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연이란 게 따로 있는 모양입니다. 지난달 25일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동아마라톤 조직위원회의 제의를 받고 올 게 왔구나 하고 생각했죠.”
그러나 황영조는 주위의 큰 기대와 달리 선수가 아닌 마스터스 자격으로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3시간06분03초로 썩 좋은 기록을 내지는 못했다.
특히 마지막 오르막을 지나고 난 뒤인 40㎞지점에서는 오른쪽 발목관절이 좋지 않아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하며 완주했다.
“한마디로 훈련부족이죠.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훈련기간 3주는 훈련공백 3년에 비하면 너무나 짧았습니다. 그래도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한번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2000년 동아마라톤에선 엘리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달릴 것을 장담하는 황영조. 그에게서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몬주익언덕을 박차고 오르던 그 힘찬 발걸음과 바르셀로나의 폭염보다 뜨겁던 그 거친 숨결이 다시 느껴지는 듯했다.
〈경주〓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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