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초 ‘무쇠팔’ 최동원(롯데)은 키가 1m70도 채 안되는 2할타자 이근식(OB)에게, ‘타격의 달인’ 장효조(삼성)는 ‘너구리’ 장명부(삼미)와 ‘까치’ 김정수(해태)에게 꼼짝못했다.
이와 비슷한 경우가 팀내 선수끼리의 궁합. 선동렬은 97년 야마모토(이상 주니치 드래건스)가 선발 등판한 경기는 확실하게 승리를 책임져 야마모토가 다승왕을 차지하며 팀내 에이스로 성장하는데 한몫을 거들었다.
올해 일본프로야구를 주름잡고 있는 ‘주니치 삼총사’의 궁합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에서 완쾌돼 올시즌 전경기 출장을 하고 있는 이종범이 ‘궁합 논쟁’의 진원지.
이종범은 10일 현재 타율은 0.239에 머물고 있지만 4홈런 15타점 18득점 6도루로 톱타자로서의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상훈과 마주치면 고개를 들지 못한다.
이상훈이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이종범은 16타수 1안타, 타율 0.063에 타점 득점 도루는 없고 볼넷을 한개 얻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종범은 광주일고 선배 선동렬과는 ‘찰떡 궁합’을 과시한다. 이종범은 선동렬이 9세이브를 올린 경기에서 44타수 11안타를 쳐 타율(0.250)은 높지 않지만 2홈런 8타점 7득점 2도루의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이종범은 선동렬이 세이브를 따낸 지난달 20일 야쿠르트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친 것을 비롯해 2일 요미우리전에서 결승득점, 5일 요코하마전에서 결승타점을 올려 친구인 이상훈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