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모래판이 그리워』손상주 심판데뷔 꿈

  • 입력 1999년 5월 11일 19시 14분


‘오뚝이’ 손상주(38). 그의 모습을 모래판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뛰어난 기술로 한라장사를 9번이나 차지하며 80년대 최고의 씨름스타로 활약했던 그가 심판으로 모래판 복귀를 꿈꾸고 있다.

‘영원한 씨름꾼’을 자처하는 그는 IMF로 인한 경제난으로 할 수 없이 모래판을 떠났지만 씨름을 잊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

지난해 일양약품씨름단이 해체되는 바람에 코치직을 그만 둔 그는 생계를 위해 울산으로 내려와 삼산동에 ‘오뚝이 전산’이라는 가게를 차려놓고 컴퓨터 관련 부품 사업을 하고 있다.

씨름 기술만큼 손재주가 좋은 그는 틈틈이 배운 컴퓨터 실력이 수준급이어서 부품 장사에도 수완을 발휘했다.

그러나 사업을 하느라 바쁜 와중에서도 ‘영원한 고향’ 씨름을 잊을 수가 없었다. 마침 최근 씨름팀이 2개나 창단되는 등 다시 활성화 기미가 보이자 자신도 뭔가 기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방안의 하나로 홍연욱 이만기 이봉걸 등 민속씨름 1세대 선후배들의 추천을 받아 심판 데뷔를 시도하기로 했다.

아직 한국씨름연맹의 정식 허가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손상주는 21일부터 삼척에서 열리는 장사씨름대회에 심판으로 나서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선수와 지도자로 활약을 했고 93년 영남대에서 ‘씨름선수들의 체격 및 등속성 근육 연구’로 씨름학 석사를 받았다. 이어 중앙대에서 시간강사로 강단에도 섰다. 한마디로 이론과 실기를 골고루 갖추고 있어 심판으로서 충분한 자격이 있는 셈이다.

그는 “만약 심판자격이 주어지면 씨름이 80년대의 인기를 회복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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