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대표팀 김중수 정명희코치. 스타 플레이어 출신 부부 코치로 유명한 이들은 대표팀내에서 ‘부부 요리사’로 통한다.
물가가 비싼 유럽에서 국제대회가 열릴 때면 이들은 어김없이 팔을 걷어붙이고 선수들의 식사를 손수 짓는다.
99세계선수권대회도 예외는 아니다. 대회 기간중 한국선수단이 머무르고 있는 곳은 덴마크 코펜하겐 근교의 칼스룬드 호텔.
해변에 자리잡은 이곳은 말이 호텔이지 취사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콘도. 본부로 활용하고 있는 방은 끼니마다 순식간에 부엌이 되고 이들 부부는 식사준비로 정신이 없다.
남편 김코치는 6일 세계혼합단체전에 참가할 선발대를 이끌고 이곳에 먼저 왔다. 선수들 지도하랴 요리하랴 눈코뜰새 없이 바빴던 그가 13일 후발대로 도착한 부인 정코치를 누구보다 반긴 것은 당연한 일.
정코치는 가끔 “이곳에서까지 시집살이를 해야 하나”라며 푸념을 하지만 자신이 만든 음식을 선수들이 뚝딱 해치우는 것을 보면 단번에 피로가 풀린다. 두 코치가 이렇게 앞장서다 보니 고참 선수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설거지에서부터 청소까지 후배들보다 먼저 나선다.
김학석 선수단장은 “한국 배드민턴이 메달 효자종목으로 떠오른 것도 이같은 내리사랑으로 다진 팀워크 때문”이라고 너스레.
〈코펜하겐〓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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