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이태현 『짐싸는 건 그만, 현대 간판 될터』

  • 입력 1999년 5월 17일 19시 28분


백두장사 10번, 지역장사 10번.

‘모래판의 스타’ 이태현(23·현대)의 뛰어난 성적표다.

그가 ‘바람의 사나이’로 불리는 이유는 바람처럼 빠른 기술을 구사한다는 점도 있지만 전 소속팀 청구의 해체 이후 상비군을 거쳐 천신만고 끝에 현대에 몸을 담는 등 외부 영향으로 여러팀을 ‘바람처럼’ 떠돌아야 했기 때문.

그러나 이제 그는 더 이상 ‘바람’이기를 거부한다.

지난해 그가 상비군에서 현대에 입단할 당시 계약 조건은 ‘신생팀이 창단되면 현대에서 그 팀으로 트레이드된다’는 것.

이 때문에 지난달 삼익파이낸스와 강원태백건설 등 신생팀이 잇달아 창단되면서 이태현의 위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아직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두팀에서 이태현의 트레이드를 요구해 오지 않고 있지만 이태현으로서는 내심 불안한 상황.

지난해 현대에 입단한 뒤 분위기에 적응하느라 한동안 고생했던 이태현은 지난달 열린 99합천장사대회에서 백두장사와 지역장사를 휩쓸며 간신히 제 위치를 찾았다.

그는 “더 이상 팀을 옮기는 일 없이 영원한 현대맨으로 남고 싶다”며 “21일부터 열리는 삼척장사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현대의 간판스타로 입지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박진태 현대 감독은 “이태현이 부상으로 삼척대회를 대비해 충분한 훈련을 하지 못했지만 동계훈련기간에 체력을 잘 갖춰 놓았기 때문에 우승권에 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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