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8년동안 삼성→해태→LG→한화→쌍방울을 거쳐 프로구단 8개팀 중 5개팀의 유니폼을 입어본 기구한 운명의 동봉철.
그가 25일 현재 팀이 치른 42게임 중 38경기에 출장, 7년만에 규정타석을 채우며 타율 0.311로 타격부문 20위를 달리고 있다.
동봉철은 92년 데뷔 첫해 삼성에서 1백26경기를 모두 뛰며 타율 0.317로 타격7위 도루6위 득점3위에 올랐던 기대주.
‘타격의 달인’장효조의 뒤를 이을 대형 왼손타자로 주목받던 그는 이듬해 0.345의 높은 타율은 유지했지만 찾아든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3년째부터는 규정타석은 커녕 3할대에서도 멀어졌다.
지난해 11월 다섯번째 팀인 쌍방울에 다시 이적하게 된 동봉철은 팀합류를 거부하고 은퇴를 결심했었다.
바람만 불어도 통증이 생기는 왼발 통풍과 척추염으로 몸이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선수생활을 하기보다는 청산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던 것.
그러나 그는 결국 쌍방울 유니폼을 입었고 데뷔첫해 이후 7년만에 다시 「정상적인」3할타자 복귀를 눈앞에 뒀다.
동봉철이 쌍방울 합류를 꺼린 것은 「몸도 온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새팀에 가서 다른 선수들에게 부담이나 주지않을까」하는 걱정때문.
하지만 데뷔때 삼성감독이던 김성근감독과 장시간에 걸친 면담 끝에 마음을 바꿨다.
『감독께서 선수로 몇년이건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는 것도 훌륭한 일이라고 충고를 하시더군요.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욕심을 버리고 부상없이 한시즌을 소화해야겠다고 결심하니 오히려 성적도 나아지네요.』
동봉철이 말하는 부활의 비결이다.
〈전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