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을 관장하는 신임 박지원문화관광부장관이 취임 일주일 만인 1일 35개 산하단체 중 태릉선수촌을 맨처음 방문했기 때문. 이는 전례에 비춰보면 파격적인 일.
김봉섭선수촌장도 “취임 후 가장 먼저 선수촌을 방문해 준데 대해 감사하다”는 말을 몇번씩이나 되풀이했다.
그동안 체육인들은 ‘국민의 정부의 국민 속엔 체육인들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심한 소외감을 느껴왔던 게 사실.
박장관은 이를 의식한듯 “스포츠는 국민화합을 실현하는데 마법 같은 것”이라며 “국가대표선수들은 국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장관은 선물도 한보따리 풀었다. 우선 트레이닝복 7백벌(5천만원 상당)을 선수촌 대표선수들에게 기증하고 예산부족으로 공사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선수촌 내 실내스케이트장 건설비용 59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현재 문화관광부 내에 문화관광담당 차관보를 없애고 대신 체육담당 차관보를 두겠다며 이미 그 후임자까지 내정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체육정책을 강화하겠다는 것.
이날 선수촌에서 훈련중이던 한 대표팀감독은 “트레이닝복 지급은 3년 만에 처음”이라며 “더도 덜도 말고 오직 마음놓고 운동에만 힘쓸 수 있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 어떻게 보면 담당 장관이 관할 선수촌을 방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체육인들이 박장관의 ‘맨처음 방문’에 의미를 두는 것은 그동안 받아왔던 ‘홀대’가 사라질까 하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운동선수는 사기를 먹고 산다. 사기를 올리는 데는 꼭 돈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관심과 격려가 몇배나 효과가 있다.
박장관은 “DJ는 스포츠에 결코 무관심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음엔 김대중대통령의 태릉선수촌방문을 한번 기대해 보자.
〈김화성기자〉mar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