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파리에서 열린 99프랑스오픈테니스대회 남단식 결승.안드레이 메드베데프(우크라이나)에게 1대6,2대6으로 내리 두세트를 잃은 아가시가 3대2 역전승을 거두자 관중은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아가시는 이번 대회에서 13번시드를 받았다.자신도 인정할만큼 ‘한물간’ 선수로 평가받은 것.그러기에 우승은 더 기뻤다.
아가시는 이 대회 정상에 올라 92년 윔블던,94년 US오픈,95년 호주오픈에 이어 4대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차지했다.이날 아가시에게 트로피를 수여한 로드 레이버 이후 30년만의 일이고 통산 5번째 그랜드슬래머.
특히 아가시는 테니스 3대코트인 클레이,잔디,하드에서 모두 우승하는 첫 선수가 됐다.이전의 프레드 페리,돈 버지,로이 에머슨,레이버가 우승할 때는 프랑스오픈을 빼곤 모두 잔디였다.
11번의 마이너대회 우승이 전부인 메드베데프도 “나는 최선을 다 했지만 아가시가 더 잘 했다”고 축하했다.
아가시는 1m93의 큰 키에서 내려꽂는 메드베데프의 강서비스에 1세트를 19분만에 내주며 3세트를 맞았다.잔뜩 찌푸렸던 하늘에 햇볕이 비치기 시작했고 바람이 멎었다.
아가시도 적극적으로 네트를 점령했다.포어핸드 스트로크와 백핸드 패싱샷이 안정됨에 따라 6대4로 3세트를 따낸 아가시는 4세트도 6대3으로 이겼다.아가시는 마지막 5세트에서 경험많은 선수답게 침착한 경기운영으로 6대4의 대역전 드라마를 마무리했다.
한편 남녀복식 우승은 마헤쉬 부바티-라엔더 파에스(이상 인도)조와 미국의 비너스-세레나,윌리엄스 자매조가 차지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