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김병현, 세미 소사와 첫대결 『뜬공 KO』

  • 입력 1999년 6월 8일 17시 31분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

8일 ‘작은 거인’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과 첫 대결을 펼쳐 뜬공으로 물러난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 MVP 새미 소사(시카고 커브스)는 경기후 “confused(혼란스러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병현도 소사에 대해 “3구째 헛스윙할 때의 풍압이 마운드에까지 느껴졌다”며 “죽을 힘을 다해 던졌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또 “짧은 기간이지만 메이저리그의 강타자인 마이크 피아자,후안 곤잘레스 등과 상대해 봤지만 소사는 그들과도 달랐다”며 “맞으면 새까맣게 날아갈 것 같아 변화구로만 승부했다”고 첫 대결에서 우세를 보인 원인을 설명했다.

이날 김병현은 2개의 슬라이더와 커브 투심 싱커 등의 변화구를 1개씩 구사하며 총 5개의 공으로 소사와 맞붙었다.

김병현은 이날 애리조나가 6대7로 뒤지던 9회초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나와 소사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김병현은 특히 헛스윙할 때 던진 볼이 96마일(155㎞)이 기록됐다고 하자 “그 볼은 투심인데 죽을 힘을 다해 던졌기에 그 정도 스피드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

한편 이날 김병현과의 대결 전까지 홈런 1개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을 올렸던 소사는 “경기전 비디오로 김병현의 피칭을 연구하고 나왔지만 막상 타석에 들어서니 스피드와 각도가 훨씬 예리했다”며 “마지막 타구도 내 나름대로는 정확히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팝 플라이(POP FLY)가 됐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소사는 “보통 어린 루키 선수들과 상대할 때 타석에 올라서면 상대 투수가 긴장하고 있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는데 ‘킴’은 당당하게 맞서 이상했다”며 “20세가 맞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신인투수에 대한 질문에 이례적으로 자세하고 친절하게 답변해준 소사는 끝으로 “킴의 투구가 홈 플레이트 근처에 와서 심하게 공끝이 움직이고 낮게 컨트롤되는 인상적인 투구”였다며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인정받는 선수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피닉스=북미주동아 한정진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