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프로와 실업 5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처음 출범한 슈퍼리그가 한해 통틀어 83만여명의 관중을 모은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축구 르네상스의 도래’라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그동안 팀 및 경기수가 크게 늘어난데 이유가 있겠지만 97년 120만여명과 비교하면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같은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져 시즌 첫 대회인 대한화재컵 총 44경기에 약 70만명이 입장해 한경기 평균 1만6천여명으로 지난해 컵대회의 두배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같은 ‘축구 열풍’이 거품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 바로 12일 개막한 99코리아컵 국제축구대회.
한국과 멕시코의 개막전에 예상보다 적은 4만여명의 관중이 입장한 것도 그러려니와 특히 외국 초청팀간 경기인 13일 크로아티아-이집트전 관중은 1000명에도 못미쳤다.그나마 유료관중은 이중 절반도 안됐다는 얘기다.
남은 경기의 사정도 마찬가지여서 16일 크로아티아-멕시코전,18일 멕시코-이집트전은 14일 현재 예매 실적이 전혀 없다.
특히 크로아티아-멕시코전의 경우 세계 주요 외신에서 2002년 월드컵 개최국인 한국에서 벌어지는 98프랑스월드컵 상위팀간의 빅매치라며 큰 관심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크로아티아팀의 블라제비치감독은 “2002년 월드컵에서도 한국 축구팬이 자국팀 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낸다면 절반의 실패”라고 일침을 놓았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대회중 “한국에 과연 축구 열기가 있는 것이냐”며 “선수들의 기량향상 못지않게 축구팬의 세계화도 절실하다”고 호소한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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