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그라프『설레네』…우상 매캔로와 혼복출전

  • 입력 1999년 6월 22일 19시 39분


4대 메이저대회 정상 22회. 통산 상금 2100만달러(약 252억원). 2주전 30세로 99프랑스오픈 정상….

화려한 경력의 ‘테니스 여왕’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99윔블던대회에서 ‘떨고’ 있다.

22일 열린 루드밀라 체르바노바(체코)와의 단식 1회전 때문이 아니다.

2번시드 그라프는 “특기인 ‘서브 앤 발리’는 다음을 위해 아껴두었다”며 45분만에 6―1,6―4로 승리했다.

그럼 왜? 자신의 우상이던 ‘코트의 악동’ 존 매켄로(40·미국)와 함께 혼합복식에 출전해서다.

더구나 매켄로는 한 신문칼럼에 “그라프는 테니스의 여신”이라고 칭찬해 더욱 몸둘 바를 모를 지경.

그는 1회전 직후 “그의 칭찬이 고맙다”며 옅은 미소를 지으며 “TV로만 봐도 즐거웠던 그와 한팀이 돼 너무 신경쓰인다”고 말했다.

그라프는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의 윔블던 9회우승과 마거릿 코트(호주)의 메이저대회 24회 우승 타이에 두번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 기록은 중요치 않다. 매켄로와 짝을 이루면 모든 게 끝이라고 믿고 있다. “이번이 마지막 윔블던”이라고 말할 정도.

한편 윔블던 첫 정상을 노리는 4번시드 모니카 셀레스(미국)도 크리스티나 토렌스 발레로(스페인)를 2―0으로 누르고 여자단식 2회전에 올랐다.

‘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미국)는 미리암 오레만스(네덜란드)에 2―0으로 승리.

‘테니스 요정’ 안나 쿠르니코바(러시아)는 바바라 쉐트(오스트리아)를 2―1로 꺾는 등 상위랭커들이 순조롭게 출발.

남자부에서도 6번시드 팀 헨만과 9번시드 그렉 루세드스키(이상 영국)는 아노 디 파스쿠알레(프랑스)와 제이슨 스톨텐버그(호주)를 3―1과 3―0으로 이겼다.

〈김호성기자·런던AP연합〉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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