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윔블던]어김없는 윔블던의 비

  • 입력 1999년 6월 30일 18시 31분


99윔블던테니스대회의 가장 큰 이변은 첫 주에 비가 단 한방울도 내리지 않았다는 점. 그러나 ‘행운’은 오래가지 않는 법.

28일부터 이틀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코트에는 계속 비가 내려 경기가 취소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윔블던 사상 하루의 전 경기가 취소되기는 이번이 30번째. 96년 폭우로 대회 기간이 하루 연장된 이후로는 처음.

조직위는 이틀간 3만6000여 팬이 코트를 찾았지만 테니스가 아닌 비만 구경하다 돌아가 입장료 전액을 환불해야 해 135만달러를 손해볼 듯.

○…30일부터 비가 더 내리지 않는다면 대회는 예정대로 4일 밤에 끝날 전망.

조직위는 남녀단식 4회전 16경기 중 29일까지 5경기만 끝나 30일부터는 경기 시작시간을 앞당기기로 결정. 또 남자단식을 5세트에서 3세트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

선수들도 경기가 끝난 뒤 취하는 하루의 휴식이 없어져 불만. 이에 따라 복식과 혼합복식을 기권하는 톱랭커들이 줄을 이을 듯.

○…짐 쿠리어(미국)와 팀 헨만(영국)은 30일 오전 잠깐 비가 멈춰 코트에서 커버를 벗겨내자 들뜬 모습.

그러나 두 선수는 볼을 몇번 쳐보지도 못한 채 코트에서 철수. 특히 전날까지 세트스코어 2―1로 앞선데다 4세트도 4―3로 앞선 헨만은 아쉬운 표정.

여자부의 슈테피 그라프(독일)도 두게임만 더 따면 되는 상황에서 28일 경기가 중단됐는데 이날도 몸을 풀다 가방을 챙겼다.

○…선수들은 비가 언제 그칠 줄 몰라 실내코트에서 연습하느라 바쁜 모습.

여유가 있는 선수들은 라운지를 어슬렁거리거나 동료들과 카드를 치며 컨디션을 조절.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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