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88, 75㎏의 다부진 체격으로 베이스라인에 붙어 강력한 스트로크를 구사, 하드코트에서는 힘을 썼다. 그러나 ‘서브 앤드 발리’ 스타일이 유리한 잔디코트에서는 도무지 힘을 쓰지 못했다.
그랜드슬램 우승도 하드코트에서 열린 98US오픈이 유일.
절치부심. 데이븐포트는 최근 캘리포니아 뉴포트 비치의 집 근처에 잔디코트를 마련, 윔블던 정상의 꿈을 키웠다. 결국 그 노력은 결실을 보았다.
4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코트에서 열린 여자단식 결승. 3번시드의 데이븐포트는 처음 오른 결승에서 대회 8회 우승을 노리던 슈테피 그라프(30·독일·2번시드)를 2―0(6―4, 7―5)으로 눌렀다.
무실세트로 우승한 데이븐포트는 우승상금 65만5200달러(약 7억2천만원)를 받았고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
반면 8번 오른 결승에서 87년 당시 18세때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에게 단 한번 졌던 그라프는 마지막 윔블던 참가로 예상되는 이번 결승에서 져 아쉬움을 삼켰다. 하늘도 이날엔 데이븐포트의 편. 그라프가 2세트 들어 5―4로 앞서나가자 소나기가 내려 경기가 30분간 중단, 그라프의 상승세는 꺾였다.
한편 이어 열린 남자단식 결승에서는 피트 샘프러스(28)가 안드레 아가시(29·이상 미국)를 3―0(6―3, 6―4, 7―5)으로 눌렀다. 대회 3연패와 통산 6번째 정상을 차지한 샘프러스는 로이 에머슨(호주)의 그랜드슬램 12회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