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2일 끝난 스페인 팔마하계유니버시아드 유도 개인전(단체전 별도)에서 대표 1진을 보내고도 단 1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한국의 성적은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
88년 이후 유니버시아드보다 몇배나 힘든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소 금메달 1개 이상을 획득해 왔던 한국으로서는 충격적이다. 더구나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유도의 간판 조인철이 1회전에서 무명에게 한판으로 무릎을 꿇었다는 사실엔 할 말이 없을 정도.
한국의 당초 목표는 금 3∼5개. 유도 강국인 일본 프랑스 독일 등이 대표2진을 파견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목표가 무리한 수준은 아니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대한유도회 이사 김상철교수(용인대)는 “이것이 저변이 약한 한국유도의 참모습일지도 모른다”고 전제하고 “그동안 대표팀의 훈련일정을 올림픽티켓이 걸려 있는 9월 세계선수권대회에 맞춰 온 점, 세대교체 중이라는 과도기, 조민선 등의 은퇴로 전력이 뚝 떨어진 여자팀 전력, 투지로 상징되는 헝그리정신의 쇠퇴” 등을 한국팀 부진 이유로 꼽았다.
이번대회에 독일유도대표팀 총감독으로 참가한 재독교포 한호산씨는 “예전에 봤던 한국유도의 강인한 투지와 패기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사실 한국선수들이 과거에 비해 ‘잔꾀’가 많이 늘었다고 지적하는 외국감독들이 많다.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공격하는 선수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 이것은 힘이 엄청나게 센 유럽선수들이나 기술이 한 수 위인 일본선수들에겐 ‘거저먹기’나 마찬가지.
이런 점에서 잃어버린 한국유도의 색깔찾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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