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선수 드래프트 문제로 야기된 삼성화재와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LG화재 등 실업 4개 구단간 알력을 최회장이 직접 나서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
물론 여기에는 배구행정의 중심이어야할 협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따가운 질책이 포함돼 있다.
4월 삼성의 신인 선수 스카우트에 반발한 실업 3개 구단은 올시즌 삼성과의 경기 보이코트와 함께 협회 업무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나섰고 급기야 현대는 대표선수 파견을 거부했다. 여기에 전 고려증권 소속 이수동은 최근 협회가 실시한 드래프트에 유일하게 참가한 한국전력에 지명되자 수용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이수동의 속마음은 ‘자유계약으로 풀리면 입단할 실업팀이 있다’는 것. 결국 일부 구단이 협회가 주관하는 드래프트에는 반발하면서 물밑으로 이수동과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싹쓸이 스카우트’를 한 삼성뿐만 아니라 이에 반발한 3개팀의 주장도 제각각일 정도로 각 구단의 이기주의는 위험 수위에 도달해 있다.
그런데도 협회는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꺼리고 있는 눈치다. 대표 차출을 거부한 현대 선수에 대한 징계건은 25일 상무이사회를 열고도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수동 문제 역시 선수 개인의 징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수병 회장의 취임은 배구계로서는 분명 반길만한 일이다. 그러나 국내 배구를 이끌어야할 배구인들이 신임 회장에게만 의존하면서 스스로의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분명 잘못된 수순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 같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