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 올시즌 친 42개 홈런을 분석해보면 비교적 약한 곳은 바깥쪽 낮은 코스와 몸쪽 낮은 코스. 이를 철저히 공부하고 나온 최향남은 이 두 코스를 집중공략했다.
때마침 날씨는 투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축한 날씨’. 경기 내내 잠실구장엔 가랑비가 오락가락했다. 투수들의 표현을 빌리면 ‘공의 실밥이 손에 착착 감기는’ 날이다. 제구력이 더욱 좋아지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최향남은 1회 이승엽을 상대로 몸쪽 높은 공을 던진 뒤 바깥쪽으로 낮은 직구를 연달아 3개 정확히 꽂아 좌익수 뜬공을 유도해냈다. 3회와 6회엔 ‘몸이 단’ 이승엽에게 몸쪽 유인구로 범타를 유도, ‘홈런왕’을 꽁꽁 묶었다. 경기 전까지 최향남을 상대로 5타수 4안타를 뽑아냈던 이승엽. 하지만 이날은 단연 최향남의 ‘판정승’이었다.
〈잠실〓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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