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회색머리 에이스 최향남은 현대 정민태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힘없이 무릎을 꿇고 말았다.
박찬호는 아침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이대로 올해를 끝낼 수는 없어’라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머리를 깎았으리라.
반면 최향남은 어땠을까. 노란색부터 회색까지 컬러풀한 헤어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는 최향남은 머리에 물을 들이는 문제로 코칭스태프와 잦은 마찰을 일으켰다.
신세대 선수들이 헤어스타일 귀고리 목걸이 팔찌 복장에 이르기까지 나름대로 개성을 표현하는 것을 두고 섣불리 뭐라 말하긴 어렵다. 그런 것과 경기력과의 상관관계를 수치로 측정할 방법도 없고 이들 선수 중에는 야구를 잘하는 선수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한 슈퍼스타는 기량으로 팬의 사랑을 받으려고 하지 튀는 행동으로 관심을 끌려고 하지는 않는다.
스포츠, 특히 프로 스포츠의 세계는 조그만 방심도 용납하지 않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장이란 걸 선수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기 관리를 못한 채 오랫동안 팬의 사랑을 받은 슈퍼스타는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허구연(야구해설가)kseven@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