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경주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12분37초로 우승했던 안톤은 29일 스페인 세비야시내를 3바퀴 도는 남자 마라톤에서 2시간13분36초를 기록, 빈센조 모디카(2시간14분3초·이탈리아)와 사토 노부유키(2시간14분7초·일본)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날의 레이스는 출발 기온 섭씨 27도 습도 49%에 레이스 도중 최고 섭씨 36도의 폭염속에서 치러진 ‘죽음의 레이스’. 안톤은 다른 6명과 함께 2위그룹 속에 있다가 37㎞ 지점에서 선두였던 사토를 추월한뒤 그대로 5만2000여 홈관중이 기다리고 있는 스타디움까지 내달렸다.
사토는 35㎞까지 안톤 등 7명의 2위그룹에 24초나 앞섰으나 뒷심 부족으로 3위에 머물렀다.
올 동아마라톤우승자 한국의 형재영(29·조폐공사)은 20㎞까지 선두그룹에 끼여 달리다 중반 더위와의 싸움에 실패, 결국 2시간18분19초로 21위에 머물렀다. 형재영의 올 동아마라톤 기록은 2시간11분34초.
한편 3월 오른쪽 유방을 절제하고 지금도 암과 싸우고 있는 루드밀라 엥퀴스트(35·스웨덴)는 여자 100m 허들에서 스타트가 늦어 게일 디버스(33·미국)에게 1위를 내주고 3위에 그쳤다.
95년 이 대회 우승자 디버스는 12초37의 올 시즌 최고 기록으로 4년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디버스도 한때 갑상선 종양으로 발가락 절단 위기에까지 몰렸다가 수년동안 불굴의 투지로 이를 극복, 트랙에 복귀한 바 있다.
디버스는 1위로 골인한 뒤 엥퀴스트의 마음을 잘 안다는 듯 곧바로 3위로 들어온 엥퀴스트를 꼭 껴안았고 둘은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 속에 나란히 트랙을 돌았다.
▽남자멀리뛰기〓이반 페드로소(쿠바)가 8.56m로 3연패.
▽남자 5000m〓살라 힛수(모로코)가 12분58초13의 대회신기록으로 우승.
▽여자창던지기〓미렐라 만야니(그리스)가 67.09m로 금메달.
▽남자 200m〓모리스 그린(미국)이 19초90으로 다 실바(20초F·브라질)와 프란시스 오비켈루(20초11·나이지리아)를 제치고 우승.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칼 루이스(미국)이후 15년만에 메이저대회 남자 100, 200m 동시 제패. 그러나 그린의 첫 2관왕은 세계기록(19초32) 보유자 마이클 존슨(미국)과 지난대회 우승자 아토 볼든(트리니다드토바고)이 불참한 데다 프랭키 프레데릭스(나미비아)마저 이날 결승에서 부상으로 기권, 빛이 바랬다.
▽여자 200m〓잉거 밀러(미국)가 21초77의 올 시즌 최고기록으로 베벌리 맥도널드(22초22·자메이카)를 제치고 우승.
▽여자 5000m〓가브리엘라 스자보(루마니아)가 14분41초82의 대회신기록으로 2연패.
▽남자 400m 허들〓파브리지오 모리(이탈리아)가 47초72의 시즌 최고 기록으로 우승.
▽여자 20㎞ 경보〓중국의 리우홍유와 왕얀이 1시간30분50초와 1시간30분52초로 나란히 금, 은메달.
〈김화성기자〉mars@donga.com